아무리 자도 피곤하고, 입맛도 뚝 떨어지는 때가 있다. 더워지는 날씨와 많아진 활동량을 탓해보기도 하지만, 이 경우 마그네슘 부족이 원인일 수 있다. 마그네슘은 우리 몸에서 4번째로 많은 필수 미네랄로, 뼈와 치아를 구성하고, 에너지 생성이나 신경 안정 등의 다양한 역할을 하는데, 질병관리청 건강영양조사분석과 발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약 45%가 마그네슘 평균 필요량에 미달한다.

필수 영양소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필요량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마그네슘은, 부족 시 다양한 결핍 증상을 나타낸다. 눈 밑 떨림이 대표적인 증상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는 일부에 불과하다. 또 어떤 증상들이 나타날까. 마그네슘 부족 증상 8가지를 알아본다.

1. 메스꺼움
메스꺼움은 우리 몸이 마그네슘 부족을 경고하는 초기 신호다. 마그네슘은 전신의 근육 기능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데, 위나 장도 근육이기 때문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또, 뇌의 명령을 장에 전달하는 신경전달물질 조절에도 도움을 주기 때문에 마그네슘이 부족해지면, 이 명령 전달 체계에 문제가 생겨 메스꺼움을 유발할 수 있다.

하지만 메스꺼움을 유발하는 원인이 다양하고, 일상에 치명적인 불편을 만들지는 않기 때문에 무시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만약 명확한 원인 없이 증상이 발생하고 쉽게 낫지 않으면 마그네슘 부족을 의심해 볼 수 있다.

2. 근육 경련
칼슘과 마그네슘, 비타민d 보충제를 묶어 '칼마디'라는 별칭으로 부르기도 한다. 그만큼 상호 보완적인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칼슘과 마그네슘이 근육 기능과 관련이 깊다.

칼슘은 단백질과 결합하여 근육의 수축을 유발하게 되는데, 마그네슘은 반대로 근육을 이완하는 기능을 한다. 두 성분은 이렇게 상호 보완적인 기능으로 체내에서 균형을 이루어야 하는데, 마그네슘이 부족하게 되면 칼슘이 단백질과 결합하는 것을 막을 수가 없게 된다. 결국 의지와 상관없이 근육이 지나치게 수축하게 되는 경련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가끔씩 발생하는 근육 경련을 모두 마그네슘 부족 신호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지만, 증상이 잦다면 마그네슘 부족을 의심할 수 있고, 급한 경우 바나나와 같은 미네랄이 풍부한 음식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3. 불규칙한 심장박동
마그네슘의 근육 기능 조절 역할은 심장 박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심장도 역시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칼슘과 상호 작용하여 수축과 이완을 고르게 할 수 있는데, 마그네슘이 부족하게 되면 심장 박동이 불규칙해질 수 있다.

4. 피로
근육 기능과 관련 있는 마그네슘은 에너지 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아데노신 삼인산(adenosine triphosphate , atp)과 수면을 유도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생성에도 관여한다.

따라서 마그네슘이 부족한 경우 신체 회복이 느려지고, 일상에서 무기력감을 느끼게 되며, 숙면을 취하기도 어려워진다. 갈수록 피로가 심해지고, 잠에 들더라도 피로가 회복되지 않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만성적인 피로에 시달릴 때, 마그네슘 부족을 의심할 수 있다.

5. 우울감
마그네슘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수치를 낮추어서 기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따라서 마그네슘이 부족할 때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우울감을 느끼게 될 수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조셉 오스터만(joseph austerman)은 현지 매체 '헬스다이제스트(health digest)'를 통해 "코르티솔은 만성 스트레스 상황에서 오히려 우울과 불안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라며, "마그네슘은 일부 불안 치료제의 작용과 유사한 효과를 낼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6. 손발 저림
장시간 다리를 꼬고 있거나, 같은 자세를 오래 유지했을 때 해당 부위가 저릴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일반적인 상황에서도 비슷한 저림 증상이 나타난다면 마그네슘 부족이 원인일 수 있다. 마그네슘이 부족하면 전해질 균형에 영향을 미쳐 저림 증상이 나타나거나, 심한 경우 마비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7. 변비
마그네슘 부족이 메스꺼운 증상을 유발하는 것과 같은 이유로, 변비도 유발할 수 있다. 게다가 마그네슘은 변을 부드럽게 하여 장을 더 쉽게 통과할 수 있게 돕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두 가지 문제가 동시에 발생하면 변비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8. 식욕 부진
위에서 설명한 피로, 우울감, 수면 부족, 변비 등의 마그네슘 부족 증상들은 자연스럽게 식욕 부진을 유발하게 된다. 게다가 이탈리아 영양과학학회의 영양학 저널(progress in nutrition)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마그네슘은 소화 효소의 분비를 돕는 콜레시스토키닌을 분비하는 데도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마그네슘의 부족은 간접적으로 소화를 어렵게 하여 식욕 부진을 유발할 수 있다.

한편, 마그네슘은 시금치, 케일, 브로콜리 등 녹색 잎채소나 견과류, 콩류, 과일류 등에 많이 포함돼 있으며, 영양제를 통해 보충할 때는 약사나 전문의의 상담을 받고 결정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