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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건 꽉 쥐기만 해도 혈압 '뚝'... 혈압 낮추는 하루 8분 '악력 운동' 루틴
고혈압 환자들에게 '운동'을 하라고 하면 흔히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고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유산소 운동을 떠올리고는 한다. 하지만 유산소 운동만이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집에서 가만히 앉아서 손에 힘을 꽉 쥐었다 펴는 '악력 운동'만으로도 혈압을 낮출 수 있다. 관절에는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이 쉬운 운동이 혈관과 혈압 건강에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올바른 호흡법은 무엇인지에 대해 가정의학과 전문의 박성은 원장(햇살가득한가정의학과의원)에게 자세히 들어보았다.
손을 꽉 쥐는 힘인 '악력'이 '혈압'을 낮추는 데 왜 효과적인가요?
손을 일정 시간 꽉 쥐는 일명 '등척성 운동'은 근육의 길이 변화 없이, 힘만 주는 운동에 해당합니다. 이것의 핵심은 혈관의 탄력입니다. 등척성 운동을 하게 되면 혈관 내피 기능이 개선되어 혈관이 더 부드럽게 이완됩니다. 쉽게 말해 혈관이 딱딱해지는 것을 막아주는 것입니다. 또한 교감신경의 긴장이 완화되기 때문에 전반적인 혈압 조절에 도움이 됩니다.
땀이 나고 숨이 차야 운동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렇게 힘만 주는 운동이 고혈압 환자에게 안전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등척성 운동은 관절의 움직임이 거의 없고, 심박수도 급격하게 올라가지 않습니다. 격렬한 유산소 운동에 비해 혈압 변동폭이 작아 매우 안정적입니다. 특히 무릎이나 허리에 통증이 있어 활동이 부담스러운 분들도 무리 없이 하실 수 있습니다. 이에 관절 질환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에게 악력 운동이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특별한 도구 없이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악력 운동 루틴 3가지를 추천해 주신다면요?
거동이 불편해 누워 계시거나 고령인 분들, 당뇨나 혈압 환자분들도 쉽게 할 수 있는 동작들이 있으며, 총 3가지 루틴을 반복하면 하루 8~10분이면 충분합니다.
먼저 '양손 깍지 꽉 쥐기' 운동입니다. 양손을 깍지 낀 후 30초간 본인 힘의 60~70% 정도로 꽉 쥐었다가 1분간 휴식하는 것을 총 4회 반복하시면 됩니다. 다음은 '수건 말아 쥐기'입니다. 마른 수건을 들고 있다고 상상하거나 실제 수건을 쥐고, 물기를 짜듯 비틀어 힘을 줬다가 푸는 동작을 양방향으로 반복합니다. 마지막은 '테이블 누르기'입니다. 책상이나 테이블에 손을 얹고 어깨에 힘을 뺀 상태로 아래로 지그시 누릅니다. 20~30초간 유지하며 근육 약화를 예방합니다.
운동하다가 혈압이 갑자기 상승할까 봐 걱정할 수도 있는데, 안전한 호흡법이 있을까요?
가장 중요한 건 절대 '숨을 참지 않는 것'입니다. 힘을 세게 주면서 숨을 멈추는 분들이 많은데, 이는 혈압을 급격히 올릴 수 있어 매우 위험합니다. 원칙은 간단합니다. 주먹을 쥘 때(힘을 줄 때) 천천히 숨을 내쉬고, 힘을 뺄 때 천천히 들이마시면 됩니다. 숨만 제대로 쉬어도 운동 중 혈압 상승을 상당 부분 막을 수 있습니다.
하루에 어느 정도의 강도로, 얼마나 꾸준히 해야 혈압이 떨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나요?
하루에 본인 최대 힘의 30~50% 강도로 30초 유지하는 것을 1세트로 하여 총 4세트를 반복하시면 좋습니다. 이것을 일주일에 3~5회 하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이 루틴을 6~8주간 꾸준히 지속했을 때, 수축기 혈압이 평균 5~10mmhg 정도 감소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운동 전, 직후, 휴식 후 등 언제가 혈압을 측정하기 가장 정확한 타이밍인가요?
운동 직후에는 일시적으로 혈압이 상승해 있습니다. 따라서 운동이 끝난 후 최소 10~15분 정도 충분히 휴식을 취한 뒤에 측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혈압은 항상 같은 시간대에 재는 것이 중요한데, 특히 약효가 가장 떨어지는 아침에 혈압을 재고 이를 정상으로 유지하도록 관리하면 낮 시간대 혈압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쉽습니다.
걷기 같은 유산소 운동과 악력 운동을 병행하면 어떤 시너지 효과가 있을까요?
유산소 운동이 혈관 전반의 탄력성을 개선하는 역할이라면, 악력 운동은 혈관 조절 능력을 세밀하게 개선해 신호 체계를 정리하는 역할입니다. 이 두 가지를 병행하면 혈압 감소 효과가 훨씬 안정적으로 오래 유지되는 시너지를 볼 수 있습니다.
건강 앱 등에 운동 기록을 남기면, 진료 시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나요?
운동을 한 날과 하지 않은 날의 혈압 차이, 그리고 시간대별 혈압 상승 패턴을 객관적인 데이터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특히 혈압약 복용 초기에는 환자마다 혈압이 높아지는 시간에 맞춰 약 복용 시간을 조절해 드립니다. 이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환자 맞춤형 피드백이 가능해집니다.
악력 운동이 혈압 조절을 넘어 스트레스 관리나 인지 기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나요?
네, 그렇습니다. 손을 쥐는 동작 자체에 긴장 완화 효과가 있어서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는 것을 막아줍니다. 스트레스가 줄어들면 자연스럽게 혈압도 안정되고, 장기적으로는 뇌로 가는 혈류를 도와 인지 기능 유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마지막으로, 고혈압이나 당뇨 환자에게 악력 등 '근육'을 지키는 것이 왜 그토록 중요한가요?
근육은 우리 몸의 '혈당 저장고'입니다. 혈당이 올라가면 인슐린이 당을 글리코겐 형태로 근육에 저장합니다. 근육량이 줄어들면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져 혈압과 혈당 조절이 모두 힘들어집니다. 만성질환 환자에게 근육은 단순한 체력이 아니라 대사 건강의 핵심입니다. 악력 운동을 시작으로 허벅지, 엉덩이 등 큰 근육까지 꾸준히 단련을 하신다면 혈압과 혈당 조절에도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