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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이 췌장암의 신호?...'이 증상' 동반되면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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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은 인슐린과 소화 효소를 분비해 혈당을 조절하고 음식물의 소화를 돕는 중요한 장기다. 성인 기준 평균 길이 약 15cm, 무게 70~100g 정도의 가늘고 납작한 형태로, 위 뒤쪽 복강 내에 자리하고 있다. 문제는 췌장이 깊은 곳에 위치해 있고, 이상이 생겨도 뚜렷한 증상이 없어 질환을 조기에 인식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췌장암이다. 전체 환자의 80% 이상이 수술이 어려운 단계에서 진단되며, 생존율 역시 모든 암 중 가장 낮은 수준에 속한다. 따라서 평소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고 정기 검진을 받는 등 적극적인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외과 박수형 교수(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는 "췌장암 발병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안 아플 때 지키는 관리'가 핵심"이라며 "금연, 금주, 당뇨 예방 등 일상 속 습관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췌장암의 주요 위험 인자 및 증상, 최근 치료 접근법의 변화, 그리고 예방을 위한 실질적인 생활수칙까지 자세히 살펴본다.

췌장암의 대부분은 '췌관선암'…흡연·당뇨 등 주요 위험 요인
췌장에서 발생하는 암은 여러 종류가 있지만, 그중 90% 이상은 췌관세포에서 발생하는 '췌관선암(ductal adenocarcinoma)'이다. 췌관은 췌장에서 생성된 소화 효소가 십이지장으로 배출되는 통로로, 이 구조의 상피세포에서 암세포가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췌관선암은 예후가 가장 불량한 암종으로 꼽히는데, 세포 분열 속도가 빠르고 주변 조직이나 혈관으로 침윤하기 쉽기 때문이다. 또한 복막 등으로 전이되는 경우도 흔해 치료가 쉽지 않다.

췌장암 발병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하지만, 흡연은 가장 강력한 위험 인자로 지목된다. 박수형 교수는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췌장암에 걸릴 확률이 약 2배 높고, 더 젊은 나이에 췌장암이 생기며 암세포도 더 빠르게 자라는 특징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당뇨 역시 주목해야 할 인자다. 장기간 지속된 제2형 당뇨는 췌장암의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는데, 이는 만성적인 고혈당 상태가 췌장의 세포 환경에 영향을 주고, 인슐린 분비 증가가 암세포의 성장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과도한 음주, 복부 비만, 연령, 유전적 요인 등도 췌장암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 음주는 직접적인 발암보다는 반복적인 췌장염을 유발해 간접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내장지방 중심의 복부 비만은 인슐린 저항성과 만성 염증을 유발해 암 발생 가능성을 키운다.

또한 췌장암은 주로 50대 이후에서 발병률이 높으며, 유전적 요인도 연관되는 것으로 보고된다. 전체 환자의 5~10%는 유전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데, 특히 rca2, cdkn2a, stk11, prss1 등 특정 유전자에 변이가 있을 경우 발병 위험이 일반인보다 최대 5배까지 증가한다.

초기엔 위장 질환으로 오인…진행되면 황달·체중 감소 등 동반
췌장암이 위험한 이유 중 하나는 초기 증상이 매우 비특이적이라는 점이다. 특히 1~2기 초기 췌장암(국한성 췌장암)의 경우 증상이 경미하거나 모호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진단이 지연되기 쉽다. 보통 상복부 불쾌감, 소화불량, 식욕 저하, 오심 등은 위염이나 과민성 장 증후군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수개월 내 뚜렷한 원인 없이 당뇨병이 새롭게 발생했거나, 기존 당뇨의 조절이 갑자기 어려워진 경우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신생 당뇨(new-onset diabetes)'가 췌장암의 초기 징후일 수 있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박수형 교수는 "실제로 임상에서도 췌장암으로 진단된 환자 중 약 25~30%가 진단 1~3년 이내 당뇨가 발생한 병력을 가지고 있었다"라며 "50세 이상의 성인에서 별다른 이유 없이 갑자기 당뇨가 생기거나 기존에 조절되던 당뇨가 악화되는 경우는 췌장암의 전구 증상일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의심이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이 외에도 운동이나 식이 조절 없이 체중이 서서히 감소하는 경우 역시 의심 신호일 수 있다.

암이 진행되어 담도, 십이지장, 신경, 혈관 등을 침범하거나 변이가 진행되면 증상은 보다 뚜렷해진다. 특히 암이 췌장의 머리 쪽, 즉 두부(頭部)에 위치할 경우 담관이 폐쇄되면서 황달이 발생할 수 있다. 박 교수는 "피부나 눈의 흰자위가 노랗게 변하거나, 소변이 진해지고 대변이 회색을 띠는 경우, 담즙 배출 장애를 의심할 수 있다"라며 "심할 경우 가려움증, 간 기능 저하, 담관염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등으로 방사되는 지속적인 복통, 심한 체중 감소와 식욕 부진, 구토나 조기 포만감, 복부 팽만이나 복수 등은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췌장암에서 자주 동반되는 주요 증상이다"라고 덧붙였다.

췌장암 치료의 새로운 흐름…표적 치료부터 중입자치료까지
췌장암의 치료는 환자의 병기, 전신 상태, 종양의 위치와 크기 등에 따라 달라진다. 가장 이상적인 치료법은 근치적 수술(완전 절제)이지만, 수술이 가능한 경우는 전체 환자 중 15~20%에 불과하며 수술 후 5년 생존율은 약 20~30% 수준에 그친다. 박수형 교수는 "췌장은 주변에 림프관, 신경, 혈관이 밀집해 있어 암세포의 침윤이 매우 빠르고, 수술 후에도 미세 전이나 국소 재발 가능성이 높다 보니 예후가 좋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화학요법과 방사선 치료도 적용되지만, 반응률은 다른 암에 비해 낮은 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신규 치료법과 다학제적 접근법이 시도되고 있으며, 희망적인 성과도 관찰되고 있다. 박 교수는 "표적 치료제 개발이 빠르게 진전되고 있는데, 특히 'kras g12d' 변이에 대한 신약이나 'nrg1' 융합에 반응하는 항체치료제는 일부 환자에게서 상당한 반응률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mrna 기반 백신을 활용해 면역 반응을 유도하고 재발을 줄이려는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중입자치료(carbon ion therapy)'다. 박 교수는 "기존 방사선보다 생물학적 효과가 강하고 주변 정상 조직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어, 수술이 어려운 국소 진행성 췌장암에 효과적인 치료 옵션으로 평가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독일 등에서는 실제로 활용 중이며, 우리나라에서도 도입을 위한 연구와 논의가 진행 중이다"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종양 미세환경을 타깃으로 한 면역 조절 요법, 그리고 장내 미생물 조절을 통한 보조치료 등 보다 정밀한 맞춤형 접근이 확대되고 있다. 박 교수는 "과거에는 5년 생존율이 10% 미만이었지만 조기 발견과 수술, 그리고 맞춤치료의 발전으로 일부 환자에서는 생존 기간이 확연히 늘고 있다"라며 "앞으로는 분자진단을 기반으로 한 환자 맞춤형 치료가 더 보편화되고 이를 통해 예후 개선도 현실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췌장암 위험 낮추려면..."금주·금연·당뇨 관리 실천해야"
암의 진단과 치료도 중요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대책은 평소 췌장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다. 췌장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도 끊임없이 작동하며, 그만큼 쉽게 과부하가 걸리는 장기다. 특히 현대인의 불균형한 식습관과 음주, 흡연 등은 췌장에 만성적인 염증과 대사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박수형 교수는 다음과 같은 생활 습관 개선이 췌장암 예방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① 절주 또는 금주
췌장은 알코올에 매우 취약하다. 빈속 음주나 반복적인 폭음은 췌장에 염증을 유발해, 췌장암을 유발하는 만성 췌장염으로 진행될 수 있으므로 절제가 필요하다.

② 균형 잡힌 식사
고지방·고탄수화물 위주의 식습관은 췌장에 과도한 효소 분비를 유도해 부담을 높인다. 이는 염증과 대사 이상을 초래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암 발생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신선한 채소, 단백질 중심의 식사와 절제된 식사량이 권장된다.

③ 금연
흡연은 췌장암의 가장 강력한 위험 인자다. 담배 성분은 췌장 세포에 돌연변이를 유발하고 만성 염증 반응을 촉진한다. 금연만으로도 췌장암 발생 위험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④ 적정 체중 유지 및 규칙적인 운동
복부비만은 인슐린 저항성과 대사 이상을 유발해 제2형 당뇨와 췌장암의 위험을 모두 높인다. 규칙적인 운동은 인슐린 감수성을 개선하고 염증 반응을 줄여 췌장에 가해지는 부담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⑤ 정기 검진과 당뇨 관리
40대 이후거나 가족력·당뇨병 병력이 있는 경우, 주기적인 건강검진이 필요하다. 특히 최근 수개월 내 새롭게 발생한 당뇨는 췌장암의 초기 징후일 수 있으므로, 췌장 질환에 대한 선별 검사가 권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