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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없어도?안심?금물...임신?중?요로 감염, "방치하면 조산·저체중아 위험"
임신 중에는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배뇨 시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임산부들은 이를 커진 자궁이 방광을 압박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여기고 넘기기 쉽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은 '요로 감염'의 신호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임신 중 요로 감염은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이지만,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심각한 건강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최근 국제 학술지 '스칸디나비아 산부인과 학술지(acta obstetricia et gynecologica scandinavica)'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임신 중 요로 감염 진단을 받은 경우 조산 위험이 높아지며, 특히 임신 28주 이전에 감염이 발생했을 때 그 위험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뇨의학과 최창일 교수(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와 함께 임신 중 요로 감염의 원인과 증상, 치료 방법 및 예방에 대해 자세히 살펴본다.
임신 중 요로 감염, 유독 잘 생기는 이유는?
요로 감염은 소변이 만들어지고 배출되는 경로인 신장·요관·방광·요도에 세균이 침입해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가장 흔한 형태는 방광에 생기는 급성 방광염이며,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세균이 신장까지 올라가 신우신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원인균의 85%는 대장균으로 요도에서 방광으로 올라가는 상행성 감염이 대부분이다.
여성은 남성보다 요도가 짧고 항문과 가까워 장내 세균이 요도로 쉽게 이동할 수 있어 요로 감염에 더 취약하며, 폐경 이후 여성은 에스트로겐 수치가 감소하면서 더욱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임신 중에는 요로 감염이 발생하기 더욱 쉬운 환경이 만들어진다. 최창일 교수는 "임신 중 증가하는 여성 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이 요관과 방광의 근육을 이완시켜 소변 흐름을 느리게 만들고, 커진 자궁이 요관을 압박하면서 소변이 완전히 배출되지 않고 고이는 소변 정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뇨 시 통증·혈뇨부터 증상 없는 경우까지...방치하면 조산 위험
요로 감염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배뇨 시 통증이나 화끈거림, 잦은 소변, 갑작스러운 요의(요절박), 아랫배 불편감 등이 있다. 소변에서 냄새가 강해지거나 색이 혼탁해 보이기도 하며, 혈뇨가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감염이 신장까지 진행돼 신우신염으로 발전하면 발열·오한·옆구리 통증·전신 권태감 같은 전신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임산부에게 특히 주의가 필요한 것은 '무증상 세균뇨'다. 최창일 교수는 "무증상 세균뇨란 특별한 증상은 없지만 소변 검사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세균이 검출되는 상태"라며 "일반 여성과 달리 임산부는 이를 방치할 경우 약 20~40%에서 급성 신우신염으로 진행할 수 있어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요로 감염을 방치하면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산모는 신우신염은 물론 심한 경우 패혈증으로 진행할 위험이 있으며, 태아의 경우 요로 감염으로 인한 자궁 수축이 조산·조기 양막파열·저체중아 출산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따라서 임신 중에는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산전 소변 검사로 요로 감염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항생제 치료, 태아에게 안전할까...올바른 치료와 예방법
요로 감염의 기본 치료는 항생제다. 다만 임신 중에는 태아의 안전성을 고려해 임산부에게 안전성이 입증된 항생제를 선택하여 치료한다. 무증상 세균뇨의 경우 세팔로스포린 계열 항생제로 치료를 진행하며, 신우신염으로 진행된 경우에는 정맥 항생제 요법으로 48시간 동안 열이 없는 상태를 유지한 뒤 경구 항생제로 전환한다. 방광 감염 부위가 두 군데 이상이거나 신장 감염이 동반된 경우에는 임신 기간 내내 항생제를 복용해 추가적인 요로 감염을 예방하기도 한다.
최창일 교수는 "일부 산모들이 항생제 복용을 걱정해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있는데, 오히려 감염을 방치하는 것이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더 위험하다"며 "임산부에게 안전성이 입증된 항생제를 전문의 처방에 따라 정해진 기간 동안 복용하면 안전하게 감염을 치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상생활에서의 예방 관리도 중요하다. 충분한 수분 섭취로 세균을 배출하고, 소변을 오래 참지 않는 것이 기본이다. 배변 후에는 반드시 앞에서 뒤 방향으로 닦아야 하며, 통풍이 잘 되는 속옷 착용도 도움이 된다. 요로 감염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면 정기적인 소변 검사와 의료진 상담을 통해 추가적인 관리나 예방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임신 중 요로 감염은 흔하지만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면 충분히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질환이다. 이상 증상이 느껴진다면 단순한 임신 변화로 넘기지 말고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