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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 줄였지만 과제는 남았다"…'포스트 위고비' 준비하는 비만 관리 전략은?
비만 치료제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가 국내에 출시된 지 8개월이 지났다. 세계 유명 인사들의 사용으로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위고비는 국내 출시와 동시에 큰 반향을 일으켰고, 품귀 현상까지 일으키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는 시장 점유율 73%를 기록하며 비만 치료제 1위 자리에 올라섰다.
실제 비만 치료 현장에서는 위고비를 효과적인 치료 옵션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도 존재한다. 비만에 대한 왜곡된 인식으로 인해 위고비의 오·남용 사례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의 개입 없이 약물에 의존해 체중을 감량했다가 중단 후 요요 현상과 식욕 폭증을 겪는 사례도 적지 않다.
더욱이 '마운자로' 등 후속 약물의 출시가 예고되면서, 이른바 '포스트 위고비' 시대를 맞이할 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위고비를 포함한 비만 치료제를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새로운 관리 전략 마련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에 가정의학과 김영상 교수(차의과학대학교)와 함께 위고비 이후의 과제와 그에 대한 대응 방안을 짚어봤다.
다이어트 약으로 오해받는 위고비, 오남용 우려 여전
위고비는 체질량 지수(bmi) 30kg/㎡ 이상인 성인 비만 환자 또는 bmi가 27~30kg/㎡이면서 고혈압 등 1개 이상의 체중 관련 동반 질환이 있는 성인 환자에게 처방되는 전문의약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위고비를 반드시 의사의 처방을 받은 후 약사의 조제 및 복약지도를 통해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권고와는 달리, 정상 체중임에도 다이어트 용도로 위고비를 처방받으려는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른바 '성지 의원'과 '저가 판매 약국' 정보가 공유되고, 최저가 지도를 따라 약을 찾는 소비자도 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위고비에 대한 잘못된 인식의 단면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김영상 교수는 "이 같은 현상은 비만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문제"라고 지적한다. 비만은 고혈압, 당뇨병처럼 생활습관 개선과 약물치료가 병행되어야 하는 복합적 만성질환이지만 많은 이들이 비만을 의지 부족으로 인식하고, 스스로 해결하려다 약물에 의존하거나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김 교수는 "위고비의 높은 가격으로 인해 환자들이 온라인 정보를 통해 저가 판매 약국을 찾는 것을 이해하지만, 의료진의 적절한 관리 없이 약물을 사용하는 경우 치료 효과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약물 오남용이라는 더 큰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약물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공급사는 합리적인 가격 조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보건 시스템 차원에서는 환자를 추적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중단 후 요요는 당연한 현상…"잘못된 인식 고쳐야"
위고비를 둘러싼 또 하나의 오해로는 이 약물을 '만병통치약'처럼 여기는 시선이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위고비 주사만 맞으면 손쉽게 체중을 감량하고, 이후에도 가벼운 몸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하지만 김영상 교수는 이러한 기대는 현실과 거리가 있다고 지적한다. 김 교수는 "위고비는 적절한 대상에게 사용될 경우 매우 효과적인 치료제가 될 수 있지만, 이를 만능 다이어트 해법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위고비의 체중 감량 효과는 분명하지만, 건강한 생활습관과 전문가의 꾸준한 관리 없이는 지속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김 교수는 "위고비 중단 후 요요가 발생하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현재 나와 있는 거의 모든 비만치료제들은 기본적으로 식욕을 억제하는 기능이 중심으로, 약물의 기전에 의해 억제된 식욕은 약물 중단 후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것.
다만, 위고비는 현재까지 도입되었던 모든 약물 가운데 가장 뛰어난 효과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위고비는 기존 약물 대비 우수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으며, 임상 결과에 따르면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가 생활습관 개선과 병행해 위고비를 사용할 경우 평균적으로 체중의 15%가 감소했고, 86%의 환자는 최초 체중 대비 5% 이상 감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심혈관 질환 위험을 약 16% 낮추는 효과도 보고된 바 있다.
요요현상 좌우하는 두 가지 핵심…"식이 유지와 활동량"
비만 치료제 '위고비'를 중단한 이후 요요현상을 최소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김영상 교수는 위고비 치료 후 요요현상을 거의 겪지 않는 환자들의 공통점으로 두 가지를 꼽는다. 첫째는 약물 중단 후에도 식이 수준을 유지하는 것, 둘째는 충분한 신체 활동을 통해 에너지 균형을 유지하는 생활습관이다. 김 교수는 "위고비를 끊은 후에도 이전과 비슷한 수준의 식이 수준과 신체활동을 지속한 환자들은 요요현상이 최소화되는 경향을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체중 변화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않는 태도도 중요하다. 김 교수는 "1kg 감량 후 1kg이 다시 찌는 경우와 10kg 감량 후 5kg이 다시 찌는 경우를 비교하면, 실제로는 후자가 훨씬 성공적인 감량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후자를 더 심한 요요로 인식하고 좌절한다"며, 단기 변화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체중 관리에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만을 당뇨병이나 고혈압처럼 지속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이라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만은 의지나 노력만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며, 체계적인 약물 치료와 전문가의 관리가 필요한 의학적 질환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비만도 만성질환처럼 장기적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끝으로 요요현상에 대한 과도한 두려움으로 치료를 미루지 말 것을 강조했다. "치료를 미루면 그만큼 체중 감량을 통한 건강 회복의 기회도 함께 미뤄지게 된다"며 "glp-1 수용체 길항제 계열의 약물들은 갑작스러운 중단 시 심각한 부작용이 보고된 바는 거의 없으며, 요요 외의 특별한 위험은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살펴봤듯 위고비를 중단하면 요요현상이 발생할 수 있지만, 생활습관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면 그 폭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위고비 외에도 다양한 치료 옵션이 있는 만큼, 비만 전문의와 상담하며 자신에게 맞는 치료 전략을 찾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접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