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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푸 후 머리 꼭 말려라" 엄마의 이유 있는 잔소리 5
어머니가 자녀를 걱정하며 자주 하는 말은 자녀 입장에선 잔소리처럼 들리기 쉽다. 하지만 '엄마의 잔소리'에는 건강에 도움이 되는 복합적인 의학 정보들이 숨어 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전승엽 원장(잠실에프엠의원)과 함께 자녀를 위한 엄마의 잔소리에 숨은 건강 메시지를 알아본다.
1. "머리 감고 나서는 꼭 말려야 한다"
머리를 감은 뒤 젖은 상태로 침대에 눕거나 외출하려 할 때, 어머니들은 늘 "머리 좀 말려"라고 말씀하신다. 단순한 잔소리로 들릴 수 있지만, 이 말에는 실제로 두피와 모발 건강을 지키기 위한 의학적 이유가 있다.
머리를 감고 제대로 말리지 않으면 두피와 모발 사이에 습기가 오래 남아 박테리아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 이로 인해 비듬균이 활성화되고, 모낭염, 지루성 피부염, 여드름 등 다양한 피부 질환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탈모로 이어질 수 있다.
모발 역시 젖은 상태로 오래 방치하면 큐티클이 손상되어 푸석푸석해지고 쉽게 끊어질 수 있다. 또한 젖은 머리로 잠들 경우, 체온은 높은데 두피 온도는 낮게 유지되면서 갑작스러운 온도 차로 인해 두통이 생길 위험도 높아진다. 따라서 머리를 감은 뒤에는 반드시 잘 말려야 두피와 모발 건강은 물론, 전반적인 컨디션까지 지킬 수 있다.
2. "찬 곳에 앉지 마라"
과거에는 어머니나 할머니가 딸과 손녀의 자궁 건강을 염려하며 "찬 곳에 앉지 말라"고 자주 당부하곤 했다. 단순한 잔소리처럼 들릴 수 있지만, 이 또한 의학적 근거가 있다.
한의학에서는 여성의 하복부가 차가워지면 자궁 주변 혈관이 수축하고, 이로 인해 혈류가 저하되면서 각종 여성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 자궁 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독소와 노폐물이 쌓이기 쉬워 염증이 생기고, 자궁 기능 저하로 생리통, 생리불순 등 다양한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찬 곳에 앉는 것을 주의해야 하는 것은 여성만이 아니다. 항문 주변 조직도 추위에 매우 민감해, 차가운 바닥이나 금속 의자, 겨울철 눈밭 등에 오래 앉을 경우 항문 혈관이 확장되면서 치질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
전승엽 원장은 "치질은 항문 주위 혈관이 확장돼 돌출되면서 생기는 질환으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혈관 확장을 촉진할 수 있는 낮은 온도를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치질 환자는 10월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기온이 가장 낮은 1월에 환자 수가 정점을 기록했다.
3. "아침밥 꼭 먹어야 한다"
아침식사의 중요성은 국내외 다수의 연구를 통해 이미 입증됐다. 특히 성장기 아이들은 신체뿐만 아니라 뇌도 활발히 발달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뇌 기능과 성장을 위해 안정적인 포도당 공급이 필수적이다. 수면 중에는 뇌에 에너지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기 때문에, 아침에 포도당을 충분히 섭취해야 사고력, 집중력, 주의력 등이 향상될 수 있다.
또한 성장기 아침식사는 비만과 고혈압 위험을 낮출 뿐만 아니라, 아침식사 여부가 adhd, 우울증, 학업 성적 저하와도 연관이 있다는 다양한 연구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전승엽 원장은 "성장기 학생들은 아침밥을 반드시 챙겨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최근에는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하는 성인에 한해 간헐적 단식 관점에서 아침 결식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고, 반대로 아침을 거르면 폭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 전문가들의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전 원장은 "성인의 경우에는 자신의 식습관과 생활 패턴을 잘 파악해, 아침식사 여부를 개인별로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4. "음식은 꼭꼭 씹어 먹어라!"
주로 어린아이들에게 하는 말 같지만, 성인에게도 여전히 중요한 조언이다. 음식을 꼭꼭 씹어야 소화가 잘 된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잘 실천되지 않는다.
전승엽 원장은 "음식을 씹는 것은 가장 기본이 되는 1차 소화 과정으로, 입안에서 물리적으로 충분히 분해되지 않으면 이후 소화기관들이 부담을 크게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음식을 충분히 씹으면 자연스럽게 식사 속도가 느려지는데, 이는 과식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인 렙틴(leptin)은 식사 시작 후 약 20분이 지나야 분비되기 시작하고, 렙틴 분비가 증가하면서 식욕을 촉진하는 호르몬인 그렐린(ghrelin)의 분비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또한 저작운동(씹는 동작)이 뇌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다수 보고되고 있다. 턱을 움직일 때 뇌로 가는 혈류량이 증가해 더 많은 산소가 공급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1년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연구에 따르면, 저작운동이 활발한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치매 발생 위험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영국 카디프대 연구진이 실시한 실험에서도 저작운동을 한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기억력 테스트에서 더 빠르고 정확한 결과를 보였다.
5. "골고루 먹어야 한다!"
인간의 성장과 생명 유지, 건강을 위해 균형 잡힌 영양소 섭취는 필수적이다. 그리고 "골고루 먹어야 한다"는 어머니들의 잔소리는 최근 연구를 통해 그 타당성이 더욱 뒷받침되고 있다.
올해 초 국제학술지 네이처 마이크로바이올로지(nature microbiology)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채소와 고기를 고루 섭취하는 잡식성 식단을 유지하는 사람들의 장에는, 채식주의자나 비건 집단보다 더 다양한 종의 장내 미생물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채식주의자는 육류를 섭취하지 않는 사람을, 비건은 육류는 물론 유제품과 기타 동물성 식품까지 모두 배제하는 완전 채식주의자를 의미한다.
다만, 장내 미생물의 종류는 잡식성 집단이 더 다양했지만, 채식주의자와 비건의 장에는 건강에 유익한 미생물이 더 많이 포함되어 있었다. 따라서 붉은 고기 대신 흰 살 육류를 중심으로 적당량 섭취하면서, 채소와 통곡물 등 식물성 식품의 비율을 높여 식단의 다양성을 유지하는 것이 장내 미생물 생태계의 건강과 균형을 위해 중요하다.
전승엽 원장은 "복잡한 장내 미생물 구성까지 고려하지 않더라도, 다양한 식품군을 섭취해 특정 영양소가 과다하거나 결핍되지 않게 하는 것은 건강의 기본"이라며, "특히 현대인은 탄수화물이나 가공식품 위주의 식사에 치우치는 경우가 많아, 단백질과 신선식품 속 비타민, 무기질 결핍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의 잔소리 "단 것 그만 드세요"
어머니들의 잔소리 속에 담긴 건강 정보를 하나하나 짚어본 전승엽 원장은 "5가지 잔소리에 하나를 더 추가한다면, 바로 ' 단것 좀 그만 먹어라!'를 꼽고 싶다"고 말했다.
전 원장은 "최근 학교 앞 저가 카페에서 판매하는 프라푸치노 한 잔에만도 당 함량이 100g을 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성인뿐만 아니라 어린이나 청소년들도 쉽게 고 당분 식품에 노출되고 있어, 소아청소년 비만율이 급격히 상승하는 현상이 가정의학과 전문의로서 매우 우려된다"며 당분 섭취를 꼭 줄여야 한다고 당부했다.